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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보기/별보는 이야기

달사진 촬영방법Ⅰ - 준비

천문대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후로 날씨가 맑은 날이면 달 사진을 찍고 있다.
예전부터 '한번 해봐야지..' 라고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행동에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
지금 천문대 숙직실에서 자다보니 마음먹지 않아도 밤에 할일이 없어서
나도 모르게 돔을 열고 천체망원경을 들여다보게 된다.

아무튼 이렇게 찍은 몇장의 사진을 사진동호회에 올리는데 관심들이 많다.
이런 달 사진은 어떻게 찍느냐고..

사실 천체망원경에 카메라만 연결하면 달 사진은 어느 정도 나온다.(말 참 쉽게 하죠~잉~)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좋은 사진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이 글은 강좌라고 하기 보다는, 내가 달 사진을 찍는 과정을 소개하는 정도로 봐주면 고맙겠다.

먼저 달 사진을 찍기전에 아래의 세가지 정도는 알아두자.

첫째, 달을 찍으려면 달이 떠야겠지?
달이 뜨고 지는 시간은 매일 다르다.
초승달은 저녁 서쪽하늘에 보이고, 상현달은 18시에 남중한다.
보름달은 18시에 떠서 00시에 남중하고, 하현달은 00시에 떠서 06시에 남중한다.
(여기서 남중이라 함은 정남쪽에 위치한다는 것이고, 시간은 계절마다 조금 달라진다.)

따라서 하현달로 갈 수록 밤을 새야 하는 일이 벌어지니,
나처럼 매일 달을 찍어보겠다는 생각을 섣부르게 하지 말기를..


둘째, 무엇으로 찍을 것인가?
당연히 카메라는 있어야 한다. 카메라는 필름카메라나 DSLR이나 상관없다.
심지어는 똑딱이로 불리는 컴팩트 카메라나 핸드폰 카메라도 가능하다.
하지만 크레이터까지 선명한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렌즈 교환이 가능한 카메라여야 한다.

달은 각크기가 0.5도이다. (태양도 0.5도)
팔을 쭉 뻗었을 때 새끼손톱의 크기가 대략 1도이니 손톱의 반만한 것이다.
이 정도 크기를 담으려면 당연히 망원렌즈가 필요하다.

렌즈는 초점거리가 긴 것일수록 좋다.
초점거리가 길면 더 크게 담을 수 있고, 초점을 맞추기도 쉽다.
(간단하게 필름사이즈에서 초점거리의 1/100정도 크기로 찍힌다고 생각하면 된다.)
카메라 렌즈의 경우 크롭바디에서 200~300mm로 담은 달 사진만 보더라도 꽤 잘 나온 사진들이 보인다.
때로 500mm 이상의 카메라 렌즈로 담은 달 사진도 보인다.
이 때부터 어느 정도 크레이터가 볼만해진다.

셋째, 날씨는 어떤가?
밤하늘을 담는 사진에서 날씨만큼 중요한게 없다.
별을 보는 사람들이 말하는 날씨라 함은 3가지를 말한다.
시상, 투명도, 어둡기.
시상은 공기의 흔들림 정도이고, 투명도는 구름이 없는 하늘상태,
어둡기는 광해와 같은 하늘의 밝기를 뜻한다.


(서론이 너무 길었나?)

1. 달이 뜨는 시간은?
천문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달 뜨는 시간은 인터넷에 나온다.
아래 링크는 천문연구원의 해달 뜨는 시간을 보여주는 페이지이니 참고하길..
http://www.kasi.re.kr/Knowledge/sunmoon_map.aspx

2. 무엇으로 찍을까?
먼저 내가 사용하는건 Nikon D40x의 바디와 천체망원경이다.
사용하는 천체망원경은 광학적 성능이 좋은 편에 속하는 것이고 비싸지만,
다른 천체망원경이라도 방법은 다 비슷하다.

아래 사진은 내가 사용하는 천체망원경이다. 큰놈은 구경 800mm를 자랑한다.
여기서 조금 헷갈리시는 분들이 계신데 카메라의 렌즈는 초점거리를 말하며,
천체망원경은 구경을 성능의 최우선으로 친다.

이놈이 안시관측시와 사진촬영시 F수가 바뀌는 신기한 놈인데,
다 설명하자니 길고 이 망원경을 쓴 것도 아니라 패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위에 붙은 길쭉한 놈이 요즘 달 사진을 찍고 있는 천체망원경이다.
TMB APO 203mm로 역시 구경이 203mm이고, 초점거리는 1400mm이다.
초점거리가 1400mm이 되면 크롭바디에서 달이 한컷에 딱 들어온다.
(TMB APO 203mm 중에 초점거리가 1800mm인 놈이 있는데, 이건 달이 좀 짤립니다.)

하지만 천체망원경은 카메라용 렌즈가 아니기 때문에 카메라를 연결할 부수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T-ring과 촬영 어댑터, 두가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카메라 옆으로 4가지가 보인다. 아래쪽의 동그란 링이 T-ring이다.
T-ring은 카메라 회사별로 마운트가 다르기 때문에, 자기 장비에 맞춰 구입한다.

위의 원통형 두가지가 촬영 어댑터이다.
왼쪽의 나사가 많이 달린 것은 확대 촬영장치, 오른쪽의 밋밋한 것은 직초점 촬영장치이다.
(확대 촬영장치도 직초점으로 촬영이 가능하다.)

직초점 촬영이란 천체망원경을 카메라 렌즈로 쓰는 촬영 방법이다.
단순히 천체망원경과 카메라 바디를 연결한 후에 촬영한다.
이 방법으로는 보통 해나 달의 전체적인 모습을 담는데 쓴다.

확대 촬영은 천체망원경과 카메라 바디 사이에 렌즈가 하나 더 들어간다.
아이피스라고 불리는 렌즈를 확대촬영장치 안에 넣고 촬영하면 촬영대상이 더 커진다.
따라서 흑점이나 크레이터, 행성 촬영을 할 때 쓴다.


T-ring과 촬영 장치를 카메라에 연결하면 다음과 같다.

01


이제 카메라를 천체망원경에 연결시킬 준비가 되었다.
연결 방법은 사진으로 대신..

012

이제 촬영 준비는 끝났다.

3. 날씨는 어떤가?
우리는 흔히 햇살이 비치는 날씨를 "날씨가 좋다" 라고 말한다.
구름이 한점 없는 하늘도 좋은 날씨이고, 뭉게구름이  멋진 하늘도 좋은 날씨이다.
하지만 별을 보는데에, 그리고 사진을 찍는데에는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당연히 구름한점 없는 날씨여야 하고, 주변의 불빛이 없어야 한다.
게다가 공기의 흔들림이라는 것까지도 체크해야 한다.

공기의 흔들림은 우리가 항상 느끼고 있다.
흔히 "별이 반짝인다."고 하는데 별이 반짝이는 현상이 대기가 요동치고 있다는 말이다.

450d로 달을 확대촬영 한 동영상을 볼까?



달이 춤을 추듯이 흔들리고 있는게 느껴지는가?
(만약 느끼지 못했다면 모니터 한번 닦고, 그래도 안되면 달 사진은 포기하시길..)
이런 공기의 흔들림 때문에 달 사진을 찍을 때 약간의 문제가 생긴다.
초점이 정확히 맞더라도 대기의 굴절효과로 인해 어느 부분의 초점이 맞지 않는 것이다.
이런 x같은 일이..;;

이 부분에 있어서는 자연현상을 어찌할 도리도 없고, 운에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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