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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보기/별보는 이야기

쌍안경에 대하여 Ⅰ

  쌍안경은 훌륭한 관측 장비 중 하나이다. 망원경이 범선이라면 쌍안경은 작은 구명 보트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쌍안경은 망원경의 보조 관측 장비로서뿐만 아니라 혜성 탐색과 같은 작업에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요즘 별보는 사람들도 대부분 쌍안경을 관측 활동에 잘 활용하고 있다.
  쌍안경은 초기에 오페라 글라스로 쓰였다고 한다. 오페라 글라스는 한마디로 오페라 관람을 위해 만든 3,4배 짜리 작은 쌍안경이다. 노리갯감으로나 쓰이던 쌍안경이 1820년경부터는 차차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1900년경에는 독일의 카를 차이스가 획기적으로 개량하면서 탐사용, 군사용으로 수요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독일에서 개발, 생산된 쌍안경은 제 2차 세계 대전을 치르는 동안 일본에서 군사 장비로 사용하면서 대량 생산하게 되었다. 군함 대 군함의 단순한 싸움에서는 고성능 쌍안경이 큰 역할을 해내어 일본은 쌍안경을 개발하기 위해 더욱 혈안이었고 그러다 보니 광학 산업이 발달하게 되었다.
  외국의 아마추어들은 지금도 제 2차 세계 대전 때 함상에서 쓰던 고성능 대형 쌍안경들을 천체 관측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것으로도 당시의 쌍안경 제조 능력이 어떠했는지 알 수 있다.
  오늘날엔 쌍안경이 군사용, 항해용, 레저용 등에 다양하게 쓰이고 성능도 더 좋아지고 있다. 여기서는 천체 관측용으로 사용되는 쌍안경에 대해서만 알아보기로 하겠다.
  쌍안경의 가장 큰 특징은 두 눈을 모두 사용해서 물체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크기가 작아서 가지고 다니기가 좋다. 이 외에도 저배율의 넓은 시야에다 상이 똑바로 보여 천체의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처음 별 보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밤하늘과 더 쉽게 친숙해지려고 쌍안경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혜성과 같은 천체를 탐색하는 작업에서는 넓은 지역을 한꺼번에 훑어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때는 쌍안경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히아데스 성단이나 플레이아데스 성단과 같이 굉장히 큰 성단은 저배율로 관측해야 하는데 이 때에도 쌍안경이 큰 몫을 한다.



1.종류
  쌍안경은 우선 '구경'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즉 제일 앞부분의 눈동자(대물렌즈)의 크기에 따라 소형, 중형, 대형으로 구분한다. 소형은 한쪽 대물렌즈의 지름이 70mm이하, 중형은 70~100mm, 대형은 100mm 이상인 쌍안경을 말한다. 여기서 7배*50mm 쌍안경이란 배율이 7배이고, 대물렌즈의 지름이 50mm라는 말이다.
  쌍안경은 또한 '초점 맞추기 방식'에 따라서 연동식과 개별식으로 나뉜다. 연동식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초점 맞추기 방식이다. 양쪽의 통 사이에 있는 초점 조절 노브를 돌리면 각 통에 있는 접안렌즈가 위아래로 동시에 연동하여 초점이 맞춰진다. 그리고 양쪽 통 사이의 초점 차이를 조정하기 위해서 오른쪽 접안렌즈는 개별적으로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되어 잇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쌍안경이 이 연동식 쌍안경으로, 재빨리 초점을 맞출 수 있어 편리하다.
  개별식은 양쪽 통의 초점을 동시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따로따로 맞추는 방식이다. 즉 각각의 접안렌즈에 있는 초점 조절 노브를 돌려서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 방식은 레저용으로는 좀 불편하지만 천체 관측용으로는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몸체가 튼튼하기 때문에 야외에서 사용하기에 적당하다. 특히 방습, 방진 능력이 우수하여 군용이나 항해용으로도 널리 사용하고 있다.


2.원리
  쌍안경은 일종의 작은 망원경이다. 즉 대물렌즈와 접안렌즈에 모두 볼록렌즈를 사용하는 케플러식 광학계인 것이다. 그럼 왜 쌍안경은 망원경과는 달리 상이 거꾸로 보이지 않고 똑바로 보이는 것일까? 그것은 거꾸로 된 상을 다시 똑바로 만들어 주는 정립 장치를 중간에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정립장치에는 '포로(porro) 프리즘'을 사용하는 경우와 '다하(dach) 프리즘'을 사용하는 두가지 경우가 있다.
  포로 프리즘식은 정립상을 얻기 위해서 두개의 직각 프리즘을 서로 수직으로 조합한 포로 프리즘이라는 프리즘 뭉치를 사용하는 방식인데, 프리즘 제작이 쉬워서 가격이 싼 편이므로 천체 관측을 비롯해서 여러 용도로 널리 쓰인다. 쌍안경의 대부분이 이 방식이며, N자 모양을 하고 있다.
  다하 프리즘식은 다하 프리즘을 정립 장치로 사용한다. 다하 프리즘은 직각 프리즘의 빗면이 지붕 모양이어서, 루프(roof) 프리즘 또는 지붕형 프리즘이라고도 한다. 크기가 작고 아담하며 최근 레저용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모양은 H자 형태이다. 대체로 포로 프리즘식에 비해 별상이 좀더 선명하긴 하지만 프리즘 제작이 까다롭고 조립이 정밀하여 같은 성능의 포로 프리즘식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주의할 것은 저급의 다하 프리즘식 쌍안경으로 별을 보면, 프리즘 자체의 구조로 인해 비록 무시할 수 있는 양이기는 하지만 관측에 방해가 되는 회절 빛줄기가 보일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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