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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보기/별보는 이야기

천체망원경의 구입에 관하여..

이 글은 천체망원경에 대해 소개하거나 알려주지 않는다.
다만 인터넷 상에서 천체망원경 구입에 대해 문의하는 분이나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그리고 내 개인적인 생각을 좀 담아본다.


인터넷 보급이 늘면서 각종 카페, 동호회가 수없이 생겨났다.
아마추어 천문도 예외는 아니어서
어른들에겐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였고,
청소년에게는 미지와 환상의 세계로만 생각되던 천문학이
한발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동시에 일반인들은 한번쯤 천체망원경을 생각하게 된다.

아마추어 천문은 관측이 한몫을 하기 때문에 천체망원경은 필수라 할 수 있다.
처음 별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천체망원경 주위로 몰리고,
좀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좀 더 좋은 천체망원경 앞에 선다.

이런 천체망원경 하나쯤 가지고 있는건 어떨까?

천체망원경 구입을 마음 먹고 인터넷을 검색하면
수많은 천체망원경들이 검색된다.
그리고 비싼게 좋다는걸 알지만 아무래도 싼 제품으로 손이 가게 된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고민한다.

하지만 처음 별을 보는 사람들이 어떤게 좋은지 알 수 없으니..
그래서 바로 인터넷에 물어본다.

"이 망원경 좋아요?"

하지만 인터넷에 물어봐야 달리는 댓글은

"중국제라 안좋아요."
"사지 마세요."
"차라리 쌍안경을 사세요."

뭐 이 말들이 틀리다고는 못하겠다.
하지만 이제 막 부푼 꿈을 안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아무 생각 없는 답변들인 것 같다.

실제로 이런 천체망원경들은 중국제이기 때문에 광학적으로 성능을 검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스펙상으로는 천체망원경의 최소사양을 만족한다.
밖에서 사용하기에는 '뽀대' 안나겠지만,
베란다에 놓고 간단하게 달을 보는데에는 무리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사진은 글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실제로 60mm 굴절(위의 사진과 비슷한 망원경)로도
메시에 마라톤을 한다는 얘기를 종종 듣곤 한다.

또 쌍안경을 추천하는데, 그럼 쌍안경이 더 좋은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 내 생각은 다르다.
솔직히 초보자가 사용하기에 쌍안경이 좋다는 건 단 하나다.
[휴대성]
위의 사진과 같은 망원경도 아주 가볍고 작은 편이지만
아무래도 가지고 다니기에는 번거롭다.
하지만 쌍안경은 가방에 쏙 들어가니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쌍안경으로 볼 수 있는건 달 밖에 없다.
(이 때 쌍안경이라 함은 네티즌이 추천하는 7*50 쌍안경을 말한다.
또한 M44, 45와 같은 대상들은 쌍안경으로 보기에 적합할지 모르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시골하늘 가면 잘 보인다고? 중국제 망원경도 시골가면 잘 보인다..)
그리고 좀 더 좋은 쌍안경을 구입하려면
카메라 삼각대가 필요하고 가격이 비싸지니 위의 망원경보다 메리트가 없다.

그럼 나는 왜 쌍안경보다 허접한 중국제 망원경을 추천하는 것일까?
일단 천체망원경은 사용 방법을 알아야 한다.
학교에 한두대 있는 천체망원경을 선생님들이 잘 사용하지도 않지만
학생들이 실제로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혹 천문대를 가더라도 이미 맞춰져 있는 대상을 구경할 뿐이지
천체망원경을 만졌다가는 어떤 소리를 들을지 모른다.
이런 이유로 싸구려 망원경이지만 처음 별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관심이 많다면
이렇게 간단한 구조의 천체망원경부터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말하면 혹자는 이렇게 되물어온다.
"동호회에 가서 배우는게 낫지 않나요?"
물론 동호회도 좋다.
하지만 어느 동호회에서 선뜻 초보자에게 개인 망원경을 내주겠는가?
게다가 동호회에 나가는 시간이나 돈이라면 중국제 망원경 1대 가격이 나쁜 가격은 아닐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천체망원경으로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서울 및 대도시, 수도권 아파트 베란다에서 볼 수 있는 대상은
대략 달, 목성, 토성, 금성과
이중성 몇가지 및 플레이아데스, 오리온대성운 정도로 국한된다.
(하지만 이런 장소에서 좀 더 좋은 천체망원경을 쓰더라도
이 대상 이외의 것들은 찾기 힘들다.)

물론 눈으로 보이는 별은 그냥 보면 된다.
놀이터나 가로등이 좀 적은 곳으로 간다면
이중성단이나 안드로메다은하까지는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달을 제외하고는 위치를 알 수 없을 것이다.
목성, 토성조차도 밝은 별 같아서 어떤 별이 행성인지 헷갈린다.
이 때에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공부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이 함께하는 시간도 역시 필요하다.


천체망원경을 고를 때, 알고는 있지만 관과하는 사실들을 남겨본다.

1. 천체망원경은 비쌀수록 좋다.
2. 내가 고를 수 없다면 사지마라. 남이 좋다고 하는 것 사봐야 후회한다.
3. 사용할수록 돈버는 일이다.

※참고
미국의 유명한 아마추어 천문잡지 Sky&Telescope지에 실린 글이다.
http://www.skyandtelescope.com/equipment/home/125116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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